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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간《좋은 생각》에세이 기고(윤지영) | 2020년 11월

by 플로어웍스 2021. 4. 30.

 

월간 《좋은 생각》에 실린 에세이 전문을 올립니다.

 

 

"몸과 마음은 맞닿아 있다"

얼마 전 흥미로운 신문 기사를 봤다. 두 눈을 감고 양팔을 벌려 중심을 잡은 채로 한쪽 발을 뗀 뒤 몇 초를 버티는가에 따라 신체 나이를 알 수 있단다. 갑자기 궁금증이 생겨서 슬며시 일어나 눈을 감고 용을 쓰며 테스트를 해 봤다. 실제 나이보다 조금이라도 젊게 나오기를 바라는 내 속마음을 알아차리고 쓴웃음을 지었다. 만약 이십 대였다면 이런 게 눈에 들어왔을까? 그랬다면 신체 나이가 어린 게 당연하고, 실제보다 높은 연령이 나와도 ‘운동 좀 해 볼까?’ 했을 것이다. 결과에 자만심을 갖지도, 크게 걱정하지도 않았을 테다. 사십 대가 되고 나니 노력으로 실제 나이보다 몇 년 정도는 젊어 보여도 결코 이십 대로 보일 수는 없음을 실감한다. 포토샵으로 보정하는 반칙 요소를 제외하면 말이다.

나이 마흔에 취미로 발레를 시작한 지 팔 년이 지났다. 발레도 했고, 관련된 일도 했고, 글을 기고하는 전업 작가가 됐다. 내 몸을 과대평가해서 무리하게 쓰다 큰 부상을 입고,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쳤다. 그 과정에서 깨달았다. 몸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기준점은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것을.

‘설마 이 사람 ‘몸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어!’ 따위의 상투적인 말을 던지지는 않겠지?’ 싶다면 당신의 예상이 적중했다.

취미로 시작한 발레지만 그 매력에 빠져 엄격하고 열심히 해 왔다. 그 덕에 사십 대의 나이에도 제법 괜찮은 신체 라인을 유지할 수 있었다.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. 물리적 시간을 투자한 뒤 자문했다. ‘과연 나는 행복했는가?’ 마음의 눈으로 몸을 바라보기로 마음먹었다. 그러자 이전보다 조금 흐트러져도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내 모습에 적응됐다. 아니, 좋아지기 시작했다. 멋있게 나이 들어야겠구나. 열정 이면의 게으름, 가혹함 뒤의 위안, 젊음 이후의 나이 듦, 이렇듯 상반된 요소가 적절한 균형을 이룰 때 진짜 행복이 느껴진다는 것을 배웠다. 

겉으로 드러나는 신체 나이보다 마음의 성숙함에 집중하고 싶다. 내 몸은 마음이라는 전원을 켜야 비로소 활동을 시작하는 생명체니까.

 

윤지영 님 | 작가, 플로어웍스 대표

**출처 : 월간 ⟪좋은 생각⟫ 편집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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